경합범 가중과 다수범죄 처리기준
경합범과 관련하여 양형기준은 형법 총칙과 다른 다수범죄 처리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이는 형법 총칙에 따른 처단형 산출과정과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 형량범위 산출과정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형법 총칙은 경합범 가중을 한 다음 정상참작감경을 하도록 하고 있는 반면, 양형기준은 단일범을 기준으로 법률상 필요적 가중·감경사유는 물론 임의적 감경사유와 정상참작감경사유까지 모두 고려하여 유형을 분류하고 권고 영역을 정한 다음 경합범 처리를 하는 순서를 따르고 있다.
또한 형법 총칙에 따른 경합범 가중은 경합범에 있어서 가능한 형량범위의 한계를 정한다는 목적을 가지지만, 양형기준에 있어서의 경합범 처리는 개별 경합범마다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형량범위를 제시해 주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결국 형법 총칙과 같이 기본범죄 형량의 일정 비율을 가산하는 방식으로는 양형기준이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곤란하므로 양형기준은 형법 총칙과는 다른 처리방식을 채택하게 되었다. 형법 총칙의 경합범 가중방식과 구별하기 위하여 양형기준은 "다수범죄 처리기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형법 총칙에 따른 처단형 산출과정
법정형 → (형종 선택) → 누범가중 → 법률상 필요적 가중 · 감경 → 법률상 임의적 감경 → 경합범 가중 → 정상참작감경 → 처단형의 범위 결정 → 선고형 결정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 형량범위 산출과정
범죄유형의 결정 → 특별양형인자에 대한 평가 및 형량범위의 결정(법률상 필요적 가중 · 감경사유, 임의적 감경사유 및 정상참작감경사유의 반영) → 다수범죄 처리기준의 적용 → 선고형 결정
다수범죄 처리기준의 개요
양형기준에서 설정된 다수범죄 처리기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수범죄 처리기준
-
- 적용범위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 사이의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에 대하여 적용한다. 다만,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와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범죄 사이의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에 관하여는 그 하한은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의 양형기준상 형량범위의 하한에 따른다.
- 기본범죄 결정
기본범죄는 형종 선택 및 법률상 가중/감경을 거친 후 형이 가장 중한 범죄를 의미한다. 다만, 위 범죄의 양형기준상 형량범위 상한이 이와 경합되는 범죄의 양형기준상 형량범위 상한보다 낮은 경우에는 경합되는 범죄를 기본범죄로 한다.
- 처리방법
- ▶ 2개의 다수범
기본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에 다른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2을 합산
- ▶ 3개 이상의 다수범
기본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에 다른 범죄 중 형량범위 상한이 가장 높은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2, 두 번째로 높은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3을 합산
- ▶ 하한의 특칙
기본범죄의 형량범위 하한보다 다른 범죄의 형량범위 하한이 높은 경우에는 다수범죄 처리 결과로 인한 형량범위 하한은 다른 범죄의 형량범위 하한으로 함
다수범죄 처리기준의 적용범위
가.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
다수범죄 처리기준은 기본적으로 경합하는 모든 범죄에 대하여 양형기준이 설정된 경우에 적용된다.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와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범죄가 경합하는 경우에는 다수범죄 처리기준은 물론, 일부 범죄에 설정되어 있는 양형기준을 적용하는 것조차 곤란하다. 따라서 이러한 경합범에 대하여는 다수범죄 처리기준과 양형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도 상정해 볼 수 있으나, 실무상 경합범으로 기소되는 사례가 많고, 대부분의 중죄에 대한 양형기준의 설정이 완료되어 경합범 전체의 처벌수준이 양형기준 설정 범죄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양형기준은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와 양형기준이 설정되지 아니한 범죄가 경합하는 경우에도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의 권고 형량범위의 하한을 준수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가 별도로 기소된 경우보다 낮게 처벌됨으로 인한 양형의 불균형을 부분적으로 해소하고, 중죄를 중심으로 한 양형기준의 적용효과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처리방식은 양형기준이 설정된 범죄가 기본범죄가 되거나 형사책임이 더 무거운 경우에 한정되지 않는다.
한편, 양형기준이 설정된 기본범죄와 그 기본범죄에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범죄가 경합하는 경우에는 다수범죄 처리기준을 적용하는 대신 경합범죄를 기본범죄 양형기준에 있어 하나의 양형인자로 반영하기도 하였다.
경합범죄를 양형인자로 반영한 사례
사례 1) 살인범죄 특별양형인자
제1사례
| 구분 |
감경요소 |
가중요소 |
| 특별양형인자 |
행위 |
|
사체손괴 강도강간범인 경우(4유형) |
| 행위자/기타 |
|
|
사례 2) 사문서범죄 일반양형인자
제2사례
| 구분 |
감경요소 |
가중요소 |
| 일반양형인자 |
행위 |
|
위·변조 등을 행한 자가 당해 위·변조된 문서를 행사한 경우 |
| 행위자/기타 |
|
|
사례 3) 사기범죄 특별양형인자
제3사례
| 구분 |
감경요소 |
가중요소 |
| 특별양형인자 |
행위 |
|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하거나 재판절차에서 법원을 기망하여 소송사기 범죄를 저지른 경우 |
| 행위자/기타 |
|
|
[양형인자의 정의]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한 경우
- 장부조작, 문서위조 등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동원하여 범행한 경우
※ 사기범죄를 저지르면서 문서의 위조 또는 변조 범행이 수반된 경우에는 다수범죄로 취급하지 아니하고 문서에 관한 범행을 양형인자로만 취급한다.
나.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은 전체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다. 그리고 그 처리방식을 제시하려면 판결이 확정된 범죄에 대하여도 충분한 양형조사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곤란하며, 판결이 확정된 범죄의 선고형 형량과 집행유예 여부에 따른 다양한 처리방식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를 고려하여 양형기준에서는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대하여 별도의 처리방식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 결과, 양형기준 설정 대상범죄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 있는 경우에는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 상상적 경합범
양형기준에서는 상상적 경합범에 대하여도 별도의 처리방식을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상상적 경합범의 경우 개별 범죄의 권고 형량범위 중에서 높은 것이 반드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상적 경합범에 있어서도 양형기준을 적절히 참조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개별 범죄의 형량범위 중 가장 높은 하한을 상상적 경합범 전체의 하한으로 취급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다수범죄 처리 순서
가. 기본범죄 결정
기본범죄는 원칙적으로 법정형에서 출발하여 형종 선택, 법률상 가중 · 감경을 거친 이후의 형량범위의 상한이 높은 범죄가 된다는 점에서 형법 총칙의 그것과 동일하다. 다만, 위와 같은 방식에 따른 기본범죄의 양형기준상 형량범위 상한이 이와 경합되는 범죄의 양형기준상 형량범위 상한보다 낮은 경우에는 경합되는 범죄를 기본범죄로 하는 예외를 두고 있다. 위와 같은 예외를 둔 이유는 경합범 전체의 형량범위가 양형기준상 형량범위가 가장 높은 단일범의 형량범위보다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살인범죄 양형기준에서 제1유형 감경영역(3년 - 5년)이 권고되는 존속살해죄와 제2유형 기본영역(10년 - 16년)이 권고되는 일반살인죄가 경합하는 사례를 상정해 보자. 다수범죄 처리기준에서 정한 바와 같이 기본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에 다른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2을 가중한다고 할 때 일반살인죄를 기본범죄로 보면 다수범죄 처리기준을 적용한 최종 형량범위는 '10년 - 18년6월'[일반살인죄 제2유형 기본영역(10년 - 16년) + 존속살해죄 제1유형 감경영역 상한 5년의 1/2을 합산하여 18년6월]이 된다. 반면, 존속살해죄를 기본범죄로 보면 그 최종 형량범위는 '10년 - 13년'[존속살해죄 제1유형 감경영역의 하한(3년)보다 일반살인죄 제2유형 기본영역의 하한(10년)이 높으므로 하한은 10년이며, 상한은 존속살해죄 제1유형 감경영역 상한 5년 + 일반살인죄 제2유형 기본영역 상한 16년의 1/2인 8년을 합산하여 13년]이 된다. 이처럼 형법 총칙상의 경합범 가중에 있어서와 같이 존속살해죄를 기본범죄로 보게 되면 다수범 전체의 형량범위가 다수범의 일부를 이루는 일반살인죄의 형량범위보다 낮아지는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다수범죄 처리 기준에 따라 양형기준상 권고 형량범위가 높은 일반살인죄를 기본범죄로 보는 것이 실무 감각에도 부합하고 상대적으로 적정한 형량범위도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원칙과 예외를 모두 고려하면, 기본범죄는 결과적으로 양형기준상 권고 형량범위의 상한이 높은 범죄가 된다.
나. 다수범죄의 형량범위 산출
양형기준은 형법 총칙의 경합범 가중과 마찬가지로 권고 형량범위의 상한만을 높이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상한의 가중방법은 형법 총칙과 달리 다수범이 2개인지, 3개 이상인지에 따라 각기 다른 합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① 기본범죄: 권고 형량범위의 상한이 가장 높은 범죄로 선택
② 2개의 다수범: 기본범죄의 형량범위 상한 + 다른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2
③ 3개 이상의 다수범: 기본범죄의 형량범위 상한 + 다른 범죄 중 형량범위 상한이 가장 높은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2 + 형량범위 상한이 그 다음으로 높은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3
④ 결과적으로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의하여 가중될 수 있는 최대값은 기본범죄 형량범위 상한의 5/6
다수범죄 처리 순서
범죄로 인한 이득이나 피해의 액수나 수량을 기준으로 하여 형종 및 유형을 분류하는 뇌물범죄, 횡령·배임범죄, 사기범죄, 식품·보건범죄, 증권·금융범죄, 조세범죄, 공갈범죄, 배임수증재범죄, 변호사법위반범죄, 근로기준법위반범죄, 석유사업법위반범죄, 관세범죄에 있어서는 동종경합범에 대한 별도의 처리기준을 두고 있다.
양형기준은 동종경합범의 경우에 포괄일죄의 경우에 준하여 원칙적으로 액수를 합산하여 그 합산금액을 기준으로 유형과 권고 영역을 결정하도록 하되, 형량범위가 지나치게 상향되지 않도록 하한을 특별 조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즉, 합산 결과 합산 전과 비교하여 가장 중한 단일범죄 보다 유형이 1단계 높아지는 경우에는 합산 후 유형의 권고 형량범위 하한을 1/3 감경하고, 유형이 2단계 이상 높아지는 경우에는 하한을 1/2 감경하되, 가장 중한 단일범죄에 적용되는 유형의 형량범위 하한을 한도로 한다.
한편, 동종경합범과 이종경합범이 결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먼저 동종경합범에 대한 처리방법을 적용하여 산출한 형량범위를 기준으로 일반적인 다수범죄 가중방법을 적용하여야 한다.
뇌물범죄에 있어서 다수범죄 처리기준 특칙
- 동종경합범 처리방법
- ▶ 원칙
수수, 요구, 약속한 뇌물액 또는 공여, 공여 약속, 공여의 의사표시를 한 뇌물액을 합산한 금액을 기준으로 유형을 결정하되, 그 유형 중에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형량범위 영역을 선택
- ▶ 하한의 특별 조정
다만, 합산 결과 ① 가장 중한 단일범죄보다 유형이 1단계 높아지는 경우에는 형량범위 하한의 1/3을 감경, ② 가장 중한 단일범죄보다 유형이 2단계 이상 높아지는 경우에는 형량범위 하한의 1/2을 감경하되, 가장 중한 단일범죄에 적용되는 유형의 형량범위 하한을 한도로 함
- 이종경합범 처리방법
- ▶ 2개의 다수범
기본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에 다른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2을 합산
- ▶ 3개 이상의 다수범
기본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에 다른 범죄 중 형량범위 상한이 가장 높은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2, 두 번째로 높은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3을 합산
- ▶ 하한의 특칙
기본범죄의 형량범위 하한보다 다른 범죄의 형량범위 하한이 높은 경우에는 다수범죄 처리 결과로 인한 형량범위 하한은 다른 범죄의 형량범위 하한으로 함
- ▶ 동종경합범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먼저 뇌물범죄 동종경합범에 대한 처리방법을 적용하여 산출된 형량범위를 기준으로 이종경합범 처리방법을 적용